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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3편 마음 가난한 자들의 간구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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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3편

마음 가난한 자들의 간구

1.  하나님은,
    따뜻한 쌀밥 한 그릇 후딱 비우는 게 소원인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의 밥으로 오셨고,
    나무 한 그루의 아픔에도 제 살이 저미듯
    그렇게 여리디 여린 심성으로 오셨는데,

2.  나는 그만 그 확신을 잃고 넘어질 뻔했구나.
    그 믿음을 저버리고 미끄러질 뻔했구나.

3.  어느새 나도 남의 등 쳐 졸부가 된 사람들의
    금고를 시샘하고,
    권세가들의 불룩한 배를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4.  부자들은 죽을 때에도 고통이 없으며,
    몸은 멀쩡하고 윤기까지 흐른다.

5.  사람들이 흔히들 당하는 인생의 험한 꼴도
    그들에게는 없으며,
    사람들이 으레 당하는 우환도
    그들에게는 아예 가까이 가지 않는다.

6.  그들에게는 오만이 목걸이요,
    가난한 이들에 대한 폭력이 나들이 옷이다.

7.  그들은 피둥피둥 살이 쪄서, 거만하게 눈을 치켜뜨고 다니며,
    손에 흙 한번 묻히지 않고도 풍요로이 거두며,

8.  언제나 가난한 사람을 비웃으며,
    상처주는 말들을 쏘아붙이고,
    거드름피우면서 폭언하기를 즐긴다.

9.  가난한 사람을 욕하고 짓밟는 것이
    하나님을 비방하는 일인 줄 모르기 때문이다.

10. 하나님의 자녀마저도 그들에게 홀려서,
    돈이면 만사형통이라고 떠드는
    자본주의의 유혹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11. 덩달아 말한다.
    '시장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하나님이다.
    사회에서 머리가 될 지언전 꼬리가 되면 안된다.
    믿는 자들이 성공하고 출세해야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신다.'하고 말한다.

12.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지만,
    세상에서 그들은 언제나 신수가 훤하고,
    날로 재산만 쌓이는구나.

13. 내가 헛살았네. 사람은 더불어 사는 거라고,
    내 몫을 챙기기 전에 남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온 우주가 서로 의존하고 도와가면서
    조화롭게, 균형있게 생명을 꾸려가야 한다고 믿었던 내가
    바보란 말인가?

14. 하나님,
    보시지요? 아시지요?

15. '나도 그 무리에 껴야지.
    저 사람들처럼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살아봐야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목에 가시가 걸렸습니다.

16. 사회 부조리, 경제 불평등, 빈익빈 부익부...
    보기만 해도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보려고
    끙끙대며 씨름했지만
    어디에도 답은 보이지 않습니다.
    뿌연 안개뿐입니다.

17. 성전을 장사치들의 소굴로 만들지 말라던
    예수님의 분노가 새삼 그립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냐, 돈이냐?
    너희가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서슬 퍼렇게 악성 자본주의에 도전했던
    그 혈기는 바로 하나님의 정의인 것을.

18. 내 집 문 앞에 거지 나사로가 있는 한,
    부자는 결코 하나님의 품에 안기지 못할 것입니다.
    시장에 즐비한 상품들이
    자기를 구원한다고 믿으며
    쓰고 버리는 소비주의 망령에 사로잡힌 자도
    하나님 나라에서는 '사절'입니다.

19.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과 과부와 홀아비,
    이혼녀와 미혼모와 노숙자와 외국인 노동자,
    이 땅의 힘없고 소외된 모든 이들이
    활개치며 신명나게 교회를 들락거리는 날,

20. 물질의 노예들은
    드디어 설자리를 잃을 것입니다.
    새벽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꼬리를 감출 것입니다.

21. 가진 것 없는 자들의 피눈물이
    내 심장에 하소연을 해도,
    더 이상 인간의 허영심을 지탱할 수 없는 지구가
    살려달라고 외쳐도,

22. 나는 귀를 닫았습니다.
    어리석게도 그만
    부자들의 넘치는 장바구니에 눈길이 쏠려
    마음을 홀딱 빼앗겼습니다.

23. 이제까지 내가 섬겼던 신은
    편의주의/실용주의/이기주의란 이름의
    이방 신이었습니다.
    내가 무시했던 사람들과 짓밟은 자연과
    망가뜨린 지구 전체를 향해 회개하오니
    하나님께서 나를 붙잡아 주십시오.

24. '작은 것이 아름답다!
    단순하게 살아라!'
    일러주신 하나님의 가르침을
    몸으로 살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25. 보리밥에 김치뿐인 소박한 밥상도
    천국잔치처럼 감사하게 하시고,
    내 밥을 나누며, 내 재주를 나누며,
    내 시간을 나눌수록 더욱 넉넉해지는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게 해주십시오.

26. 나와 내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지 않고,
    다가올 세대들도 땅의 풍성한 소산을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욕심을 누르고
    생명의 순환에 동참하렵니다.
    하나님의 든든한 파트너로
    새 창조를 열어가렵니다.

27. 하나님의 공동 창조자로
    누구보다 하나님께 가까이 있는 것이
    나에게 복이니,
    내가 하나님이 펼쳐 가시는 창조사역에
    튼실한 일꾼이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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