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7편
여성들의 찬양 시
1. 하나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공평하시며, 자비와 연민이 한량 없으시다.
2. 올무에서 풀려난 사람들아,
억울함이 씻긴 사람들아, 하나님 앞에서 큰북을 울려라.
3. 동서남북 사방에서,
해방의 기쁜 소식을 듣고 모여든 사람들아,
어화둥둥, 어깨춤 추며 큰 놀이판을 벌려라.
4. 우리는 구타 남편의 매질을 피해
어린 자식 손목을 끌고 집을 나섰으나,
쉼터를 찾지 못했다.
5. ‘가출여성’이라는 사회적 비난에 뒷덜미가 잡히고,
애 딸린 아줌마를 기피하는 일터의 편견에 기가 꺾이어,
숨통이 조이는 듯한 고통에 몸을 떨기도 하였다.
6. 그러나 우리가 고난 가운데서 부르짖을 때에,
귀를 열고 경청하는 분이 계셨으니,
그 이름은 하나님, 매맞는 자들의 안식처시라.
7. 하나님께서 우리를 안전과 평화의 땅으로 인도해 들이시니,
폭력의 악순환도 거기서는 고개를 들지 못한다.
8. 하나님의 너그러우신 사랑에 감사하여라.
하나님이 힘없는 여성들에게 베푸신
놀라운 구원의 소식을 전하여라.
9. 하나님께서는 해방에 목말라 몸부림치는 여자들에게
생수를 주셨고,
가진 것 없어 굶주린 여자들에게 생명의 떡이 되셨다.
10. 어머니와 아내와 딸의 인간됨을 짓밟고
여자의 몸에서 단물을 뽑아 제 몸의 유익을 꾀하는 남자들은,
11. 남녀를 창조하시되 평등한 파트너로 지으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그분의 법을 모독하는 것이다.
12.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삶을 황무지로 만들어,
옳고 선하고 기쁜 것을 보아도 느끼지 못하게 하셨으니,
그들은 밥 먹듯이 여자들을 희생시켜도 손톱만큼의 죄의식이 없다.
13. 그러나 그들이 돌이켜 하나님이 세우신 태초의 법을 사모할 때에
그들에게도 구원의 문이 열린다.
14. 하나님께서 그들을 스스로의 편견에서 해방시키고,
서로를 섬기는 겸손한 자리로 불러주실 것이다.
15. 하나님의 크신 긍휼에 감사하여라.
하나님이 무력한 여성들을 일으켜 세워
새로운 세상의 문지기로 삼으신 일을 전파하여라.
16. 하나님께서 낡은 세계관을 부수시고,
새 진리를 새 그릇에 담으셨기 때문이다.
17. 우리의 자매들은 단지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림 밑천이 되어
씨받이로, 민며느리로, 정략결혼으로, 술집 접대부로, 공장 노동자로
한없이 팔려 다니며 피눈물을 삼키다,
18. 생존의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이미 살아있으되 죽은 목숨처럼 속절없이 떠돌았다.
19. 그러나 그들이 고통 가운데서 부르짖을 때에,
더 큰 아픔으로 듣는 이가 계셨으니,
그 이름은 하나님, 상처 입은 딸들의 어머니시라.
20.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며 결정하도록 우선권을 주시니,
그들이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살아 나온다.
21. 하나님의 넓으신 아량에 감사하여라.
이 땅의 여자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깊고 깊은 사랑을 소리 높여 외쳐라.
22. 온갖 악기들을 골고루 나누어 들고,
하나님이 이루신 여성 해방의 사역을 노래로 불러 널리 퍼뜨려라.
23. ‘교회에서 여자는 잠잠하라’고 가르칠 때
우리는 그 말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따랐다.
24. ‘아담이 하와보다 먼저 지어졌으니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고 하면,
그저 그런 줄 알고 남자 뒤에 숨었다.
25. ‘태의 열매는 하나님의 선물’이란 말에,
자녀 생산과 양육의 모든 책임을 끌어안고 쥐 죽은 듯이 살았다.
26. 평등공동체여야 할 교회가 가정과 사회의 축소판이어서,
무조건 섬김과 복종을 강요할 때에도,
이것이 십자가려니 하며 참아 넘겼다.
27. 우리는 침묵과 무지가 죄인 것을 몰랐다.
순종이 때로는 독이 되는 줄 알지 못했다.
28. 그러나 우리가 갈등 가운데서 부르짖을 때에,
우리 등의 십자가를 내려주는 이가 계셨으니,
그 이름은 하나님, 평등과 정의의 기반이시라.
29. 하나님께서 우리를 교회개혁의 밑거름이 되게 하시고,
교회가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로 다시 태어나는데
앞장서게 하신다.
30. 사방에 평등과 해방의 빛이 비추니 모두들 기QJ 춤추고,
하나님은 우리가 바라는 새 세상의 길으 활짝 열어 주신다.
31. 하나님의 위로하심에 감사하여라.
여성들의 상처난 자리마다 싸매 주시며
호호 불어 낫게 하시는 하나님의 자애로우신 치유를 널리 알려라.
32. 여자들이 모인 곳마다 하나님을 이야기하자.
연약한 여성 편에서 팔 걷어 부치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수고를 깊이 기리자.
33. 하나님께서는 남성 위주의 경쟁 사회에 역정을 내시며,
여성에게 불공정한 인사관리에 침을 뱉으신다.
34. 특권층의 교만한 목을 꺾으시고,
가진 자들의 흐드러진 밥상을 뒤엎으시는 이도 하나님이다.
35. 여럿이 나누어 가져야할 땅의 소출을
혼자서만 독점하는 자본가를 내치시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먹이시고
36. 미처 사람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자연의 아픔과 고생까지도 챙기시는 자상한 분,
그 이름이 바로 하나님이다.
37. 생명 있는 존재가 차별받지 않고, 생명 없는 존재가 귀히 여김을 받으며,
38. 모두에게 고른 복이 나누어지도록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39. 유색인과 어린이와 장애인과 노인과 가난한 사람과 여자들이
압박과 고난과 우환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고 울고 있을 때,
40. 하나님께서는 그 눈물을 닦아주시며 ‘함께 해주마’고 약속하신다.
41. 이것이 우리에게 들려온 기쁜 소식, 하나님 나라의 밑그림이다.
42. 이 진리를 반가이 듣고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우리의 해방잔치에 참례하세.
43. 지혜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새로 오는 세상을 두팔 벌려 맞이하는 하나님의 일꾼이지.
44. 동서남북 사방에서, 해방의 기쁜 소식을 듣고 모여든 사람들아,
어화둥둥, 어깨춤 추며 하나님이 행하신 큰일을 기뻐하자.
지금 여기서 큰 놀이판을 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