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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Korean Association of Women Theologians

세계는 신음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란 등에서 일어난 전쟁은 세상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빼앗겼고, 삶의 터전은 참혹하게 파괴되었습니다. 고향에서 쫓겨나 굶주림, 공포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신음과 탄식은 국경을 넘어 지금 우리의 영혼을 깨웁니다. 우리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은 기후 위기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전쟁과 폭력만 아니라 지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 지구 위기라는 거대한 재앙 앞에 서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생태계의 파괴는 피조물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서구 공업 국가들, 강대국이 일으켰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국가와 가난한 시민들, 사회적 약자들과 여성들에게 먼저 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해 ‘변혁의 시대를 함께 여는 여신협’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 갈등 속에 있는 이 세계 속에서 전쟁을 끝내고 진정한 평화를 이뤄내기 위해 여신협이 해야 할 일을 찾겠습니다. 생명과 평화, 정의를 이루고 아픔과 고통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상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생태여성신학으로 그 지평을 넓혀가겠습니다. 창조 세계의 모든 생명이 한 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으며 상처 입은 지구를 살리고, 소외된 이들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여신협이 되겠습니다.

우리 여신협은 세계의 평화와 기후 위기 시대 속에서 이 지구를 살리고 회복하는 일에 지혜와 뜻을 모을 것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생태 신학을 깊이 연구하고 보급하겠습니다. 인간 중심적인 오만한 신학에서 벗어나, 창조 세계의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고백하는 생태신학적 담론을 확산시키겠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일이 곧 신앙의 본질임을 일깨우는 성찰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여성들의 시각으로 성서를 새롭게 읽고, 이를 교회 현장에 알리겠습니다.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인 전통적 해석을 넘어, 생명과 해방, 돌봄과 연대의 가치를 담은 여성주의적 성서 해석을 통해 우리 신앙의 지평을 넓히고 변혁의 동력을 마련하겠습니다.
이 땅의 소외된 약자들에게 진정한 복음이 되는 여성신학을 실천하겠습니다.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배제한 이들의 곁에 서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낮은 곳에서 약자들의 친구가 되시고, 죄인을 위해 오셨듯, 이들의 아픔을 경청하고 이들에게 희망과 해방의 소식이 되는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겠습니다.

위기와 변혁의 시대는 우리에게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도로만 머물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정의와 평화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겠습니다. 혼자서는 이 거대한 파도를 넘을 수 없지만, 우리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열어갈 때, 이 땅의 깨어진 곳들이 회복되고 상처받은 이들이 위로를 얻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고통받는 전 세계의 이웃들과,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온 생명들에게 풍성하게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이혜진, 김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