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인들의 노래
1. 하나님, 하나님께서 지나온 세월의 구비 구비마다
함께 해주셨기에 감사합니다.
2. 이 땅에 여자로 태어나 한 맺힌 설움도 많이 당했지만,
우리 삶에 하나님의 흔적이 화인처럼 새겨있으니 참 좋습니다.
3.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아
절로 한숨이 새어나올 때에, 흰 서리가 무성한 머리와
깊이 팬 주름살과 울긋불긋 검버섯이
노쇠를 구체적으로 예고할 때에,
4. 우리는 하나님께 매달려
'하나님, 아직도 못 다한 일들이 많습니다.
남겨진 인생 숙제가 어깨를 무겁게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생을 연장해주십시오.'
하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5. 하나님은 공평과 연민으로 가득하시고
측은지심이 넘치는 분입니다.
6. 돌아보면 하나님의 사랑이 한결같이
광막한 인생길을 밝혀주는 등불이었습니다.
7. 잔잔히 울려오는 하나님의 음성,
'험악한 세상살이를 이겨냈구나.
네 굽은 허리는 인고의 세월을 견딘 증거,
네 흰 머리는 심오한 경험과 지혜의 상징,
한강 되어 흐르는 네 눈물은 생명수.
장하고 대견하다. 나의 갸륵한 동반자!'
8. 하나님, 하나님과 함께 걸은 자비의 길,
하나님과 함께 나눈 사랑의 기억들이
우리의 재산, 우리의 보물입니다.
9. 나이를 먹었으되 늙지는 않으니 은혜입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괴팍함과 편협함만 남아
변화의 걸림돌이 되는 이가 많으나,
우리에게는 세상을 감쌀 만큼 넓고 풍요로운 아량이 있으니
어딜 가나 환영받습니다.
10. 젊음을 우상시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일궈온 인생의 모든 업적이 무시된 채
귀찮은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고,
'할머니'라는 명칭 하나로
우리의 개성과 인격적 존엄성이 완전히 묵살 당할 때에도,짛
우리는 꿋꿋이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11. 환갑만 지나면 무조건 노인이라는
왜곡된 기준도 우리의 생산력을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12. 갈수록 깊어지고 영글어가는 우리,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어찌 잊어버리겠습니까?
13. 우리가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모두 깨뜨리겠습니다.
14. 늙으면 신체적으로 고장나고, 정신적으로 퇴화된다는
일반화된 통념을 말끔히 씻어내겠습니다.
15. 우리가 과거로부터 몸소 익힌 경험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으로
후세대를 위한 길잡이가 되렵니다.
지혜와 경륜의 샘이 되렵니다.
16. 하나님,
죽음도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즐거이, 능동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영원히 돌고 도는 생명의 순환에
참여하는 것을 믿습니다.
17. 우리가 죽음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지금 여기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성실과 열정으로 누리렵니다.
18. 우리의 지나온 삶과 경험과 생명을
자손들에게 나누어주며,
한순간 한순간을 값지게 살아,
하나님 나라의 끄트머리에 닿으렵니다.
19. 하나님과 이웃과 세상을 섬기며
우아하게 늙어갈 권리를 선포하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