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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86편 여성가장들의 연작기도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483

시편 86편


여성가장들의 연작기도

    나의 기도 1

1.  하나님, 나에게 귀를 기울이시고,
    응답하여 주십시오.
    나는 고통스럽고 궁핍합니다.
    나는 신실하오니, 목숨을 건져 주십시오.

2.  나의 하나님,
    하나님을 신뢰하는 가련한 이 몸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3.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절반은 임시고용상태라는데,
    우리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성사장인 저의 삶은
    불리하다 못해 고통스럽습니다, 하나님.
    그 동안 전전한 직업만도,
    2원짜리 구슬 박기, 머리띠 감기, 봉투 붙이기,
    파출부, 종업원, 보험회사 직원 등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얄팍한 인건비에 허리띠 졸라매고,
    집안일과 자녀양육의 책임마저 지는
    슈퍼 우먼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일을 해도 경제위기를 당하면
    감원, 해고 1순위에 실직수당마저 없습니다.
    왜 이렇게 사는 것이 고되고 힘든지...
    실직여성가구주의 월 평균수입은 26만 7천원.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습니다.
    생활보호대상금도 편모 가정보다 편부 가정에
    더 많이 준답니다.
    우유랑 계란이랑 먹고 싶다는 아이 다독여
    꾹 참게 하려니 눈물만 납니다.
    아프지도 말고, 울지도 말아야 하는데,
    학교에서도 따돌림 당하지 말고 건강해야 할 텐데,
    오 하나님, 기적을 베풀어주십시오.

4.  내가 온종일 주께 부르짖습니다.
    하나님, 은혜를 베풀어주십시오.

5.  하나님, 진심으로 하나님을 우러러보니,
    나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 주십시오.

6.  하나님은 선하신 분,
    다시 일어설 용기를 북돋워 주시는 분,
    누구든지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사랑을 한없이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나의 기도 2

7.  하나님, 나의 기도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십시오.
    하나님은 나에게 응답해 주실 분이시기에,
    고난을 당할 때마다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8.  8년 전 여름,
    만 3살이 채 안된 아들을 데리고 이혼하였습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었습니다.
    나에게 남은 건 아들의 친권 하나 뿐.
    어린 자식이 딸린 가난한 여자가 살기에
    세상은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나를 죄인으로 보는 시선이 두려웠고,
    거의 전무한 사회복지제도가 숨통을 조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들과 함께 살아남으려고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과외, 직업소개소 상담, 떡볶이 장사, 식당 종업원...
    보험회사 다닐 때 한 건이라도 더 하려고,
    아픈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데리고 나서다,
    길거리에서 숨도 못 쉬고 까맣게 넘어가던 내 아이를
    부둥켜안고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지요?
    어렵사리 시작한 떡볶이 장사도
    IMF에 된서리를 맞아 빚만 지고,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절망감에 몸을 떨었습니다.
    그나마 이제는 동사무소의 실직자 지원 사업을 통해,
    '학교도서관 도서지도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숨통이 열렸습니다.
    내 곁에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 계시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엄마를 믿어주는 아들과
    좋은 이웃들이 있으니,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9.  내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우러러보며
    정의와 사랑을 갈망하니,
    나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 주십시오.

    나의 기도 3

10. 하나님, 나에게 귀를 기울이시고, 응답하여 주십시오.
    나는 고통스럽고 궁핍합니다.
    나는 신실하오니, 목숨을 건져 주십시오.

11. 남편은 11년 전 어린 두 자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뒤로 이어진 가장의 역할에 나의 허리는 휘고 말았습니다.
    텅 빈 집에서 늘 혼자 지내야 했던 작은아이가
    '학교 갔다 오면 엄마가 문을 열어주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에
    가슴이 저렸습니다. 가진 건 없으나,
    착한 아이들과 오순도순 하나님만 의지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그러다 IMF가 터지자 감원되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파출부에 취로노동자를 거쳐
    실직자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조그만 공장에 월급 50만원, 아침 7시 출근, 저녁 9시 귀가.
    스스로 밥 챙겨먹고 숙제하면서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피곤이 사라집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는
    성서구절을 생각하며 감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12. 내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영원토록
    하나님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렵니다.
    나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크시니,
    가난과 고통의 깊은 수렁에서,
    내 목숨을 건져내셨습니다.

13. 하나님,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낮이나 밤이나, 내가 하나님 앞에 부르짖습니다.
    내 기도가 하나님께 이르게 하시고,
    내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14. 이제는 더 이상 여성가장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편견과 차별과 억압으로 고통당하지 않는
    정의로운 나라가 우리 가운데 세워져
    하나님의 온전한 형상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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